CONECTS

<배경> -안 읽어도 무관

때는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에서 발견, 최초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내에서뿐만 아니라 시기 상으로 춘절과 거의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였다. 대한민국에서만 28명의 확진자(2020.02.12 기준)가 발생하여 전국 대학가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전염병이 돌고 있는 시기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입생과 재학생이 한데 어우러진다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을 초래할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각 대학교에 개강을 미룰 것을 요청했고, 다수의 학교가 개강을 약 2주 정도 미루었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P대학도 개강이 미뤄졌다. P대학은 특이하게 2월 셋째 주에 개강을 하지만 2주가 미뤄졌으니, 놀려면 더 놀 수 있는 기회였다. 문득 교내 영어인증제 시험이 생각났다. 이 시험은 TOEFL iBT, TOEIC SPEAKING & WRITING, OPIC & OPIC WRITING 중 하나를 일정 성적 이상을 받아오면 학교에서 듣는 영어 수업을 면제해 주는 제도이다. 이건 기왕 미뤄진 방학에 시험을 쳐 정규학기 중에 꿀을 빨 수 있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늘어난 방학을 이용해 토스를 공부하려던 찰나, 두 가지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첫째, 토익 스피킹과 라이팅을 따로 본 시험은 학교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다. 즉, TSW 시험으로 같이 봐야 하는데, 이 시험은 한달에 한 번 밖에 안 열린다. 따라서 나에게는 2주의 시간과 기회만이 주어졌다. 둘째, 2주 안에 준비할 수 있는 수업은 이미 월요일에 개강을 하였고, 난 이 고민을 화요일 밤에 하고 있었다. 그래도 좀 늦으면 어떤가, 안 듣는 것보다야 낫지. 바로 수강신청하고 시험 접수했다.

<후기>

어느새 2주 간의 과정이 마무리 된 이 시점, 후기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내가 이렇게 말도 못하는데 그동안 어떻게 멀쩡히 살아 숨 쉬어 왔는가’이다. 그웬 선생님은 이 점을 꿰뚫고 계셨다. 시험에 나오는 질문들을 보면 마치 나의 생각이나 경험 등을 물어보는 것 같아 많은 수험자들이 자신의 것을 떠올리고 있다. 하지만 시험은 시간이 정해져 있고 곧바로 실전이다. 선생님은 다양한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공통 템플릿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나중에는 술술 말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반복학습을 시키셨다. 또한 다양한 기출 풀이와 시범을 통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으며 시범을 보이실 때는 최대한 많은 문장을 다채롭게 사용하시어 선보이셨다. 학생들을 몇몇 집어 답변을 말하게 하고 답변에 일일이 첨삭을 해주시면서 온라인 강의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현장 강의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수업을 진행하셨다. 커다란 화면과 그 바로 위에 붉게 켜진 디지털 초시계, 뛰어난 자료를 통해 수업에서 미리 느껴보는 ‘현장의 긴박함’, ‘연습이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안도감, 그리고 ‘이게 시험이었으면 내 77,000원은 공중 분해된다’는 아찔함을 경험하고 스스로 대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자료들은 실제 기출이었기 때문에 몇 백만 원 상당의 값어치를 한다. 이걸 수강료 십 몇 만 원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예전 박 모씨가 강조한 창조경제를연상케 한다. 추가적으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다양한 발음(미국식, 영국식, 필리핀, 한국식…), 강세, 제멋대로 올라가는 억양을 하나로 올바르게 교정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주 전과 비교하면 나의 영어 말하기 수준은 아마 신생아에서 간신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정도로 강제로 끌어올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2주 간 우리를 업어 키우신 그웬 선생님의 부모와 같은 마음에 감사하다. 이 수업이 없었다면 난 아무 말도 하지 못 했을 것이다. 쓰다 보니 단점이 없는 게 흠이군요. 아쉽지만 별 5점 만점에 6점만 드리겠습니다.

<세 줄 요약>

1. 개강 미뤄짐

2. 그웬 토스 2주 코스 수강

3. 성공적